느닷없이 본부의 손을 거쳐간 서버들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본부는 관리 편의상 서버에 이름을 붙여줍니다.
처음 서버의 이름은 cutejee. 이름과는 달리 투박하게 생긴 데스크탑 pc였는데 업체도 잘못만났고(돌이켜보면) 서버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이리저리 치이다가 본부 운영진 J모씨에게 넘어갔습니다. (후....)
두번째 서버의 이름이 furyrin. 세번째 서버의 이름은 honeycheek.
이 두대의 서버는 본부에서 굴린 첫 1u 타입의, 올바른 서버의 형태를 갖춘 녀석들 이었습니다.
처음으로 그럴듯한 idc에 들어간 녀석들인 것이지요.
furyrin은 2004년에 팔아먹었습니다.
honeycheek은 공격에 자주 당하고, 시스템 크래시가 잦아서 몇차례 포맷을 했는데, 마지막으로 포맷하면서 이름이 좀 병약한 느낌(?) 이라 자주 문제가 일어나는것 같다는 여론을 수렴하여 'GOLEM(골렘)' 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개명됩니다.
이 GOLEM은 이름대로 2004년 말부터 바로 어제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튼튼히 굴러갔습니다.

거의 재부팅을 안하고 내버려 둬도 되었을 정도....
'어제까지' 라고 했으니 오늘은 어떠냐 하면...
사실 어제 GOLEM이 은퇴했습니다.
어제 GOLEM이 현역으로 뛰던 IDC와 해지하고, 서버를 돌려받았습니다.
여기서 잠깐 GOLEM 영감님의 능력(?)을 보면...
CPU : Pentium 3 1000Mhz
RAM : 512M
HDD : 40G
CASE : 위에서 쓴대로 1u Type
터미널용 vga와 랜이 내장된 메인보드
잘도 저런 성능에서 웹서버 + ET 서버까지 같이 돌렸군요.
지금 GOLEM으로 뭘 할려면 웹서버 정도나 잘 돌릴수 있을듯 하네요.
아니면 딴거 다 끄고 ET 서버만 굴리던가...
2003년 말~ 2004년 초 쯤에, 본부에 ET 게임 게시판 하나랑 ET 서버 하나, 그리고 ET 통계 프로그램 하나 달랑 돌아가던 시절 여러분들과 함께 했던 바로 그 GOLEM 영감님이 어제 은퇴하고 지금 저의 집에 와 계십니다.
은퇴 기념 사진촬영을 아니할 수가 없군요.
단순조잡한 모습의 프론트, 작업용 키보드와 디스플레이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들이 있습니다.
저 포트들을 통해 관리자는 GOLEM 할아버지와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눌수 있었습니다.
후면에 2개 달린 팬, 투박하게 고정된 나사가 인상적입니다.
무더운 여름날에도 우리 모두를 위해 웹서버와 게임서버를 힘겹게 돌리시고, 아무도 모르게 이 뒷면의 팬을 통해 몰래 더위를 식히고 계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저며옵니다.
GOLEM 할아버지의 소박한 메인보드.
크기가 작기 때문에 PCI 슬롯도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CPU와 램이 좁은 자리에 알뜰하게 꽂혀 있습니다.
내장랜, 내장 디스플레이 어댑터를 사용합니다.
그렇게 괴롭혀드렸는데 의외로 정정하신 모습입니다.
다시 후면, 외부 IDE 포트와 전원단자가 있습니다.
GOLEM 할아버지에게 운영체제(현재는 데비안)를 설치하려면 여기에 CD롬 드라이브를 연결해야 됩니다.
다시 이 포트를 통해 회춘하실 그날이 올련지~~~
GOLEM 할아버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1u type 파워입니다.
쉬지않고 돌아갔을거라는 예상과는 어울리지 않게 좀 작은 느낌입니다.(달려있는 팬이 작으니깐)
포맷되어 날아간게 더 많지만(....) 우리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있는 40G 하드드라이브.
제3의 생을 살게된 GOLEM 할아버지는 앞으로 어떤것들을 기억해 나가게 되실런지~
전체적인 내부 모습.
지나온 세월을 말해주듯 곳곳에 흠집과 먼지찌꺼기가 좀 보입니다.
idc의 랙에 오래 물려계셔서 그런지... 케이스 윗 뚜껑을 완전히 닫아도 약간 벌어져 보입니다.
주름과도 같은 저 윗판의 스크래치들...
앞으로 GOLEM 영감님이 무엇을 하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만
특별한 용도가 없다면 그냥 팔아모실(?) 계획입니다.
수고했다 GOL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