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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의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인기 여성 연예인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사진을 온라인으로 마구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회 횟수를 늘리기 위해 음란물을 경쟁적으로 게시하고 다른 게시판에 퍼뜨리는 등 낯뜨거운 행위를 태연히 저질러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음란물 및 인권침해 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빗나간 ‘조회수 늘리기’ 경쟁=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일 국내 유명 여성 연예인 수십명의 얼굴을 포르노물과 합성한 사진을 음란사이트에 게재한 중국동포 박모씨(30)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 고배율 망원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카메라를 이용, 아파트 창문을 통해 옷을 갈아입거나 목욕하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뒤 음란사이트에 올린 배모씨(22)에 대해 성폭력피해자보호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경찰은 이들이 올린 합성사진을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 유포한 홍모군(15·중3)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모군(9·초등4)과 또다른 이모군(10·초등5) 등 형사미성년자 6명에 대해서는 훈방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 등은 인터넷포털 ‘다음’에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의 회원을 받을 때 엽기적이거나 음란한 사진을 올려야만 정회원 자격을 부여했고, 자신도 구속된 박씨 등이 유포한 여성 연예인 합성 음란사진을 친구 등에게 재미삼아 전달하거나 다른 사이트에 마구 퍼뜨렸다.

이군 등은 방문자가 많아지면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오르고 ‘대단한 사진을 구했다’는 댓글에 고무돼 별다른 죄책감 없이 포르노 합성사진을 카페에 올리고 불특정 다수에게 마구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배씨가 촬영한 여성의 옷벗는 장면과 목욕하는 장면을 유명 연예인의 얼굴과 합성한 사진을 불특정 다수에게 하루 최다 1만6천여건을 전파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 연예인들의 인권마저 침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절한 부모=해당 학생들은 수사과정에서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가 면담을 요청하자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다가 경찰이 컴퓨터를 조사해 음란물 합성사진을 들이대자 범행을 자백했다.

부모들은 처음에는 “내 자식이 그럴리 없다”며 “음란 사진 증거물이 컴퓨터에서 나오지 않으면 경찰관을 고발하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 초등학생의 부모는 다량의 음란사진이 아들의 컴퓨터에서 나오자 놀라 정신을 잃기도 했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내 자녀만은 별 문제 없을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라며 “정기적으로 자녀의 컴퓨터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승주기자 fai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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