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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컴퓨터 쓰면「피가 굳는다」
김인수 기자 (매일경제)         참여
2004/06/11                                 
장시간 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던 중에 ‘폐혈전 색전증’으로 사망한 사례가 세계 최초로 보고됐다.

이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은 최근 연세메디칼저널에 실린 ‘장기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폐혈전 색전증 증례’라는 논문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하다 사망한 사례를 발표했다.

폐혈전 색전증은 혈류 정체 등으로 생긴 혈전(피떡)이 폐에 피를 공급하는 폐동맥을 막는 증상을 뜻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사망자는 24세 남자로서 사망 직전에 약 80시간 동안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잠을 자지 않고 PC 오락게임을 했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 걷다가 갑자기 쓰러졌으며 잠시 의식을 회복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A씨는 과거 혈액응고와 관련된 어떤 질환도 앓은 적이 없었으며 색전증의 원인이 되는 약물이나 알코올 성분도 검출되지 않았다.

이호 법의관은 “사망자의 다리에서 혈전이 발견됐다”며 “혈전이 혈관을 타고 올라가 폐동맥을 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컴퓨터 사용중에 사망한 사람은 이번 사례를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그러나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 법의관은 “폐혈전 색전증은 주로 노년층이나 골절 등으로 오랫동안 누워서 생활한 사람들에게 주로 나타난다”며 “이번 부검 결과는 컴퓨터 사용자는 젊은 사람이라도 폐혈전 색전증의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는 컴퓨터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일어나 움직일 것을 권고하는 문구를 컴퓨터에 부착할 것을 법제화 하는 ‘음반, 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의협은 “인터넷의 발달 및 컴퓨터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현대인들의 건강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장시간 동안 똑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앉아있는 경우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http://www.zdnet.co.kr/news/digital/article.jsp?id=69221&foru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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