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문답 지하철문은 이미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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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ppiness..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61.♡.148.213)
댓글 14건 조회 2,030회 작성일 04-08-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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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며칠전 제가 아는 동생에게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동감하실 수 없는 분은 아예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글의 빠른 진행을 위해서 존대어를 생략하고 서술하겠습니다;(사실 길게 쓰기 귀찮아서..일지도)


----------------



며칠전 일요일. 내가 아는 동생녀석이 오후에 집에 놀러왔다.
그냥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놀고있는데 그녀석 얼굴이 좀 핼쑥해진거 같아서 뭔 일있냐고 물어봤다.

\"제가 오늘 좀 그런거 같아요? 저 오늘 꿈 2개를 꿨는데요..\"

하면서 꺼낸 꿈 얘기는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인마냥 너무도 자세했다.
그리고 끔찍..
보통 악몽이라고 부르는 무서운 꿈이었다.
그녀석이 오늘 꾼 꿈은 2개 연속 살인과 귀신이 나오는 꿈..
(내용은 길어서 생략... 잘 생각나지도 않고..)

평소에 언제나 자신감있고 덩치도 꽤 커서 든든해보였던 녀석인데
꿈 얘기를 할때의 그녀석 눈은 떨리고 있었다.

저녁쯤.. 친구들과 R-POINT(공포영화)를 보러간다면서 나간녀석.
꿈이 찝찝하긴 했지만 그녀석은 원체 담도 크고 공포영화같은것도 좋아해서 친구들과 보러 나간것이다.
나는 계속 방에서 처박혀 놀고있었다 - _-;

10시쯤인가.. 그녀석이 돌아왔는데.. 어째 더 핼쑥해진거 같다.
R-POINT 재밌었냐고 하니까 극찬을 하더라. 심리적인 압박을 주는 괜찮은 호러무비였다고..
귀신이 무서운게 아니라 상황이 무서운. 타지 전쟁에 끌려나와 집으로 가고싶은 욕망이 가득한 군인들에게 돌아갈수 없는 장소.
그 조건이 아주 무섭다고..(베트남전쟁에 나간 우리나라군대 이야기..)
그렇게 막 영화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정색하며 그녀석이 다른 얘기를 꺼냈다.

영화를 보고난후(그녀석 말로는 영화가 정말 무서웠다고 한다. 평소의 그녀석이라면..) 친구들과 무서웠던 장면들 얘기하면서 나오는데
앞에서 음료수병들을 쌓은 카트가 지나가다가 갑자기 다 무너져내리면서 깨졌다고 한다.
끌고가던 아르바이트생 왈
\"어라.. 이게 왜 갑자기 깨지지\"
그 순간 왠지 섬뜩해졌다던 그녀석.

\'끌고가던 사람이 무슨 실수를 한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저것들이 하필 내 앞에서 깨지는거야.\'

그리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있었단다.
그녀석이 내릴곳은 종점.
그런데 종점까지 역4개 남았을 무렵. 갑자기 대여섯살된 아이가 울기 시작한거다.
아이가 울고있으니까 열차안에 사람들이 한번씩 다 쳐다보고..
그 아이 엄마는 울지말라고 달래고 있고..
그 가운데 갑자기 아이가 울면서 꺼낸 말

아이 : 으아아아앙~ 우리 여기서 내리자~
엄마 : 조금만 더 가서 내리자~ 응? 울지말고 뚝.
아이 : 으아아아앙~ 이거 좀 있으면 사고난다~ 으앙~
엄마 : 울지말라니까..(같이 울먹거린다)

........

열차안의 섬뜩해진 분위기.
이제겨우 종점까지 역4개 남았는데.. 사고가 난다니?
게다가 그녀석이 보기에 더욱 가관인것은 그 엄마였다고 한다.
보통 아이가 울면서 이러면 말도안돼는 말 하지말라며 타이르는것이 보통 아닌가?
결국 그 엄마는 그 역에서 아이를 데리고 내려버렸다.
열차에 남은것은 15명가량. 다른 열차에도 열몇명씩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녀석은 속으로 불안해하고 있는데 우습게도..
옆에 앉아있던 한커플.. 징그럽게 서로 딱 붙어서 열차타고 있는 내내 염장지르며 재잘거리던 커플도 표정이 굳어서는.
서둘러 다음역에 내려버렸다.
그리곤 맞은편에 앉아있던 할아버지조차..
\"아이들은 귀신을 보니까..\" 라는 말을 남기며 내려버렸다.
그렇게.. 자고있는 사람들과 자신을 빼곤 불안해하며 그 열차 안의 사람이 다 내려버렸다.

이제 종점까지 남은것은 역3개.

이 녀석은 엄청 고민을 했다고 한다.

\'아..씨바..이거 뭐야. 이거 진짜 사고나는 거 아냐? 사람들은 바보같이 왜 아이가 울면서 하는 말에 다 불안해하면서 내리는거야? 나도 내려야하는거 아닌가..?\'

고민하다가.........




문이 닫혔다.


그 순간 이 녀석의 마음은 미칠듯했다고 한다.

악몽2개를 연속으로 꾸고 공포영화를 보러가서 정말 무서워하고(생애 처음으로)
갑자기 병이 다 깨지질 않나.. 열차가 사고난다고 아이가 울고..

이런것들이 머리속에 나열되는 순간. 정말 겁에 질렸다고 한다.
잘못된 선택으로 죽게 되는건 아닐까.. 왜 내게 이런 선택이 온걸까..

다행히 다음역까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무서운 나머지 결국 종점까지 가지못하고
그 역에서 내려서 우리집으로 왔다고 한다.



--------


그녀석에게 이 말을 들은후 뉴스를 주시해도 지하철 사고소리 따윈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그렇지. 지하철 사고가 그렇게 쉽게 나나? 애가 이상하네. 울면서 왜 헛소리를 하고 XX이야\"

하면서 우리 둘은 애써 아무일 없는것에 안도의 욕질(?)들을 했지만..

속으론 정말,. 뭔가 불편하더군요..

뭐. 결국 썰렁하게 끝나버린 글이지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 상황에 지하철 문은 곧 닫히고..






내릴것입니까?

아니면 내리지 않을것입니까?







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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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Schaukel님의 댓글

|SLA|Schaukel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160.230) 작성일

내린다. 사실이 아니라 해도 고통 받기는 싫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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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_Luna님의 댓글

[Night]_Luna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61.♡.196.122) 작성일

내리겠심...전 12살에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싫어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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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님의 댓글

박지윤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47.248) 작성일

안도의 욕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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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님의 댓글

박지윤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47.248) 작성일

해피님 아얄씨좀 들어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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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MENS mobile님의 댓글

SIEMENS mobile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9.♡.254.86) 작성일

사고나기 전에 내가 사고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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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guard님의 댓글

Royalguard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0.♡.169.241) 작성일

흥미 진진 하기 때문에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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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T]ReD님의 댓글

[WCT]ReD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109.134) 작성일

그냥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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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gene님의 댓글

eugene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19.196) 작성일

그냥타고간다..
이유 A 그닥 두렵지않다..
이유 B 백수가 지하철사고로 보험금이라도 탈수있을테니
사고나도 간다. 만약 멀쩡하거나 죽으면 낭패. OTL
(재주껏 적당히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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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20c님의 댓글

Super20c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0.♡.75.230) 작성일

걍 탄다... 역사적인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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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교주님의 댓글

털교주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20.♡.13.229) 작성일

사고나기전 털을 뻗어 탈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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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CW]Crocop님의 댓글

[CSCW]Crocop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1.♡.3.80) 작성일

아마 귀에 이어폰을 꽃고 있어서 못 들을거 같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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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dgoshi님의 댓글

zedgoshi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8.♡.196.50) 작성일

졸다가 종점까지 갈께 뻔하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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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lywood님의 댓글

hollywood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218.♡.172.204) 작성일

아이인척 우앙 사고않난단말야~ 하고내려버린다..
180도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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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le님의 댓글

beatle이름으로 검색 아이피 (172.♡.53.212) 작성일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면서 다른 사람들을 겁준다.

\"(도착할) 시간이 됐군...흐흐흐크하하하하하하하 음므흐하하하하\"

그리고 끝까지 안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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