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고난의 연속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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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컴퓨터가 박살났습니다. 삼국지11을 무리하게 돌리느라 무한 재부팅을 시도한 탓인 모양입니다. 무슨 파일이 손상됐다고 주절대면서 윈도우 실행이 안 됩니다. 하하.
XP를 새로 깔면 간단히 해결 될 문제인거 같았습니다. XP 씨디를 CD 드라이브에 넣으려고 CD 드라이브에 박혀 있는 네모를 눌렀습니다. 안 나옵니다. 그 때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
'아! 그렇구나! 1년 전에 테러 씨디 넣을때 무릎으로 쳐서 박살을 냈지!'
(씨디 드라이브에 니킥 날린 후 CSCW IRC 채팅방에서 있었던 담소)
[00:02] <파괴미학> 자딕형님.
[00:02] <@sleepnot> ㅇㅇ
[00:02] <파괴미학> 저는.
[00:03] <@sleepnot> 왜
[00:03] <파괴미학> 씨디피가 박살나서.
[00:03] <파괴미학> 컴퓨터로 음악 들었는데.
[00:03] <파괴미학> 씨디 빼고 다른 씨디 들을려고.
[00:03] <파괴미학> 턴을 도는데.
[00:03] <파괴미학> 무릎으로 씨디 드라이버를 쳐서.
[00:03] <파괴미학> 씨디 드라이버가 박살나서.
[00:03] <우둔한> .....
[00:03] <파괴미학> 음악씨디를 들을수가 없습니다.
[00:03] <강군> ....
[00:03] <우둔한> 진짜
[00:03] <우둔한> 병신같다...
[00:03] <@sleepnot> 존나 터미네이터임
[00:03] <라인> ...
[00:03] <라인> 미치겠네 씨손;;;
[00:06] <@sleepnot> 왜부숴
[00:06] <@sleepnot> 무에타이냐
[00:02] <@sleepnot> ㅇㅇ
[00:02] <파괴미학> 저는.
[00:03] <@sleepnot> 왜
[00:03] <파괴미학> 씨디피가 박살나서.
[00:03] <파괴미학> 컴퓨터로 음악 들었는데.
[00:03] <파괴미학> 씨디 빼고 다른 씨디 들을려고.
[00:03] <파괴미학> 턴을 도는데.
[00:03] <파괴미학> 무릎으로 씨디 드라이버를 쳐서.
[00:03] <파괴미학> 씨디 드라이버가 박살나서.
[00:03] <우둔한> .....
[00:03] <파괴미학> 음악씨디를 들을수가 없습니다.
[00:03] <강군> ....
[00:03] <우둔한> 진짜
[00:03] <우둔한> 병신같다...
[00:03] <@sleepnot> 존나 터미네이터임
[00:03] <라인> ...
[00:03] <라인> 미치겠네 씨손;;;
[00:06] <@sleepnot> 왜부숴
[00:06] <@sleepnot> 무에타이냐
예, 위와 같은 정황에도 불구하고 저는 컴퓨터를 해야 했습니다. UDT 운영자로서 UDT를 관리 해야할 막중한 책임 .. 보다는 인터넷의 수많은 동영상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무슨 영상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창고에 쳐박혀있던 옛날 컴퓨터를 꺼내서 연결했습니다. 고장난 컴퓨터는 제 방에 잘 모셔뒀지요. 깜짝 놀랜게 팬티엄2 CPU에 64램이라는 고성능을 자랑하는 옛날 컴퓨터의 굉음이었습니다. 부팅하니까 무슨 냉장고 10개의 소음을 연상케하는 굉음이 나더군요. 과거 이런 여건에서 새벽 4시까지 선풍기 틀어놓고 여름에도 천리안을 했던 제 자신이 존경스러웠습니다. OS는 또 윈도우 98입니다. 부팅 시간은 5분(체감 시간)은 걸리는듯 하더군요. 거북이가 컴퓨터를 만들어도 이거보단 빠르게 만들 껍니다.
컴퓨터를 키니 재밌는 자료가 많더군요. 3년 전에 보기를 때려친 프로레슬링 영상도 있고, (저는 트리플H가 만년 챔피언을 먹던 시절부터 프로 레슬링 보기를 포기했습니다. 짜증나서. ..) 바탕화면에 넉다운 앨범 나올때 뿌렸던 샘플도 있고 그렇더군요.
내 문서 폴더를 뒤적대니 옛날 MSN 대화록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 때의 대화를 보니 절로 낄낄대게 되었습니다. 그 때의 병신같은 장슬기와 놀아주신 지인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 같으면 그런 병신이랑 놀아주느니 좀 더 자신에게 득이 되는 보람 있는 일을 했을 터인데. 지인들의 너그러움에 다시 한 번 감복했습니다.
그 외 과거의 추억 속에서 한창 헤엄치고 나서, UDT에 덧글을 몇개 달았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껐다 잠시 뒤에 켰죠.
실수였습니다.
이 컴퓨터도 정상이 아니었던 것이죠. 하하하하하. 껐다 키니 해상도는 윤규처럼 되고 화면 색은 찬근이처럼 되더군요. '정말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인가' 라는 살아오며 수백만번도 더 했던 한심한 자괴가 다시 한번 머리를 엄습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피씨방에 있는 겁니다. 피씨방에서 리뷰 쓸라고 씨디 챙겨왔습니다. 인생은 참으로 고난의 연속입니다.
- 컴퓨터 포맷해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생각해보니 쓰다 만 썩스터프 리뷰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많은 펑크/하드코어 싸이트들 즐겨찾기 목록도 다 여기에 있고. 포맷해야 된다 그러면 그냥 컴퓨터 부수고 새로 사는게 낫지 않을까 고려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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