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 사들고 울먹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다. 때는 내가 한창 스트릿/오이 펑크에 미쳐 살던 시절이다. 이 앨범은 사실 사기 거의 1년 전부터 미친 듯이 듣던 앨범이다. 근데 못 샀다. 왜? 국내에선 팔질 않으니까! 결국 카드가 없어 이 앨범을 구입하지 못했던 서러움과 이 앨범을 드디어 구입했다는 감동이 뒤섞여 울먹일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흑흑. 씨디를 받았을때 씨디 커버엔 금이 가 있었지만 내가 받은 감동에는 흠집 하나 없었다.

 

안 들어본 분들은 물을 수 있겠다. 이 앨범이 그렇게 좋은 앨범인가? 그렇다! 무지하게 좋은 앨범이다! 국내에는 Cock Sparrer, Sham 69, Cockney Rejects등의 밴드보다 덜 알려졌지만, 난 이들도 그들만큼 위대한 스트릿/오이 펑크 밴드라고 자신한다. 또한 난 이들의 앨범 중 가장 빛나는 앨범이 이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가끔 그런 말을 한다. 어떤 앨범을 듣지 않았다면 어떤 음악에 대해서 논할 자격이 없다던가. (예 : '유쓰옵 투데이를 듣지 않았다면 유쓰 크루 하드코어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어!' 같은 흔해 빠진 문구. ..) 이 앨범도 그런 축에 끼는 앨범이다. 80년대 스트릿/오이 펑크 앨범 중 꼭 들어봐야 되는 필수 앨범에 속한다. 그만큼 명반이란 소리!

 

이 앨범의 장점은 참 균형이 잘 맞는 앨범이라는 점이다. 77 펑크에서부터 펑크 안에 존재했던 펍락/락커빌리 성향은 스트릿/오이 펑크에까지 이어졌다. 스트릿/오이 펑크 밴드 중 거칠고(물론 70/80년대의 거침이다. ..) 간결한 펑크를 중심으로 펍락/락커빌리 성향을 가장 잘 버무린 밴드는? 이게 바로 Business다! 그 중에서도 이 앨범이다! 지나치게 펍락/락커빌리로 치우치지 않았고, 지나치게 거칠고 원초적인 펑크로 치우치지도 않았다. 또한 스트릿 펑크 특유의 저항미와 분노, 오이 펑크 특유의 피 끓음이 잘 비벼져 있기도 하다. 가사도 멋진 가사 투성이고. 앨범 커버마저도 멋지다. (왠지 공산주의가 생각나기도 하지만. ..) 때문에 70/80년대 스트릿/오이 펑크 초심자들에게도 아주 좋은 입문 앨범이기도 한듯.

 

또한 악곡도 최고다.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스트릿/오이 펑크의 명곡들을 꼽아본다면 이 앨범에서 최소 5개 정도는 뽑혀야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안 들어본 분들은 한번쯤 필히 들어보시길!

 

- 이 앨범의 부클릿을 펼쳐 보면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멤버 둘쯤은 분명 스킨헤드 느낌이 나는데, 한 명은 버튼 박힌 가죽 자켓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또 다른 한 명은 머리도 좀 요란하고 보란 듯이 찡 박힌 가죽 자켓을 입고 있다. 이 시절은 이후의 시절처럼 펑쓰와 스킨헤드들이 갈려서 싸우는게 심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하하.